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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프로젝트 (with 아들)

아이와 함께 만든 세계, 내가 멈추지 않고 기록하는 이유

by bid2rich 2025.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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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을 만들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어요.
아이와 함께 만든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었던
마음,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도 있었고,
블로그나 콘텐츠 제작에 대한 관심도 함께 자라났거든요.

하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이 스스로가 자신의 세계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했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이 내가 만든 이야기, 어떻게 생각할까?”

아이가 그렇게 말했을 때,
그 질문 하나에 저는 마음이 움직였어요.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다.
이 아이의 이야기를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



그와 거의 같은 시기에,
저는 또 하나의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어요.
부동산 경매 임장을 다녀와 기록으로 남기는 채널이었죠.

영상도 직접 찍고, 현장 조사도 꼼꼼히 했고,
정리도 꽤 많이 해두었어요.
하지만… 몇 개 올리고는 결국 더 이상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혼자 하는 일이다 보니, 어느 순간 멈춰버렸어요.



그런데 아이와 함께 만든 콘텐츠는 달랐어요.
나를 더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었어요.

매일 책을 읽고, 이야기하고, 웃고 떠드는 그 일상 속에서
아이의 상상은 캐릭터가 되었고,
그 캐릭터들은 스토리가 되고,
그 스토리는 결국 영상이 되었죠.



사실 이 채널의 세계관은
처음부터 아이의 머릿속에서 탄생했어요.

마법펜슬이라는 캐릭터도,
브로콜리를 좋아하는 설정도,
브로콜리를 수호하는 늑대 기사도,
전부 아이가 직접 상상해 낸 이야기들이에요.

“나는 브로콜리 안 좋아하니까,
마법펜슬은 브로콜리를 좋아하면 좋겠어.”

이 말이 시작이었어요.

현실에서 싫어하는 걸
이야기 속에서는 좋아하게 만들어버리는
그 상상이 너무 귀엽고 기특해서
그때부터 브로콜리는 우리 이야기 속 핵심 소재가 됐어요.



아이의 역할은 세상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에요.
스토리 라인, 캐릭터 성격, 세계관 설정은
거의 대부분 아이가 주도해서 상상하고 제안해요.

그 상상들을 현실로 구현하는 역할은 제가 맡아요.
편집도, 장면 구성도, 이미지 생성도 모두
스토리에 맞게 제가 하나씩 정리하고 구성해요.

한번 정해진 캐릭터들이
그 스토리에 맞게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모든 연출은 제가 작업하고 있어요.

아이와 영상 장면 하나하나를 조율할 시간은 없지만,
아이의 세계가 어떻게 살아 움직여야 하는지는
엄마인 제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어요.

아이는 중간중간 영상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혹은 장면이 괜찮은지 확인하며 피드백을 주고,
자신의 상상이 영상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정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아빠도 이 세계에 빠져있어요.
중간중간 영상 작업 중 보여주면
“얘 눈이 너무 무표정한데?”
“표정 감정선이 약해”
하면서 진심 어린 피드백을 해주죠.

그게 은근히 퀄리티를 높여줘요.
물론 그럴 땐 우리 셋 다
“또 시작됐다~” 하면서 웃음이 터지지만요.
아빠는 디자인 감별사이자, 은근한 디테일 담당자예요.



가끔은 제가 “우리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싶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건 단순한 콘텐츠 제작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만드는 상상과 기록의 세계예요.



어느 날 유튜브 통계를 보다가
‘magic pencil’이라는 검색어 유입이 보였어요.
흔한 키워드도 아니고,
채널을 지인에게 공유한 적도 없었는데…

생각해 보니 아들이 검색해서 들어온 것 같았어요.

그 순간 웃음이 나면서도
가슴 한쪽이 찌르르했죠.

“아… 이건 진짜 우리 이야기구나.”
“누가 봐주지 않아도, 조회수가 많지 않아도
우리 가족이 만든 세계가 누군가에게 도달하고 있구나.
그 첫 번째 누군가는, 내 아이였구나.”



사실 놓치는 일상이 참 많아요.
책을 읽고,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들…
기록하고 싶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다 담지 못할 때가 있죠.

하지만,
아이와 만든 세계만큼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아서 계속 남기게 돼요.

그게 유튜브가 되었고,
블로그의 한 축이 되었고,
우리 가족만의 따뜻한 기록이 되었어요.



조회수보다 더 중요한 건,
누가 진심으로 이 세계를 기억하느냐.

그리고 그 첫 번째 기억자이자 팬이
바로 내 아이라는 것.
그게 제가 이 작업을 계속하게 되는 이유예요.



지금 이 기록은 언젠가
우리가 만든 세계가 얼마나 따뜻하고 소중했는지를
다시 꺼내볼 수 있게 해주는
작은 기억의 타임캡슐이 되기를 바라요.

#아이와만든세계

I LOVE BROCCOLI.
I LOVE MY JOON.
And I love this little world we built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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